캘거리 헌책방 구경(1) - Pages Books on Kensington
지난 연말에 휴가 겸 가족 방문을 위해 캐나다 캘거리를 다녀왔고, 열흘이 조금 안되는 기간 동안 큰누나네 집에 머무는 동안 대부분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어느 집안에나 한 명씩 있다는 고학력자 백수 삼촌 역할을 맡으면서 듣게 될 지 모를 잔소리도 피할 겸 그래도 혼자 돌아다닐 시간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하루 시간을 내어 시내 구경 겸 헌책방 투어를 했다. 가기 전에 괜찮은 헌책방들이 있나 해서 찾아봤는데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한국어 정보는 없었고, 홈페이지나 인스타그램, 구글 영업시간 정보 등을 통해서 갈만한 곳들을 추려냈다. 한국도 아니고 캐나다 캘거리 헌책방의 한국어 소개글이라니, 나름 블루 오션 아닌가 하겠지만 뭐 없으면 없는 이유가 있겠지.
첫 방문지는 Pages Books on Kensington(인스타 계정). 원래는 다른 곳에 간 뒤에 오려고 했으나 처음 간 곳은 허탕을 친 바람에 투어는 여기서부터 시작했다…지만 그마저도 영업 시작 시간인 11시보다 20-30분 일찍 도착했기에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떼우다 갔음.
사실 책 살 지 안살 지는 봐야 아는데 남의 사업장 카메라 들고 와서 막 찍어도 괜찮은지 몰라 그냥 적당히 눈치껏 찍었기에 서점 분위기를 잘 담아냈는지는 모르겠다…는 앞으로 계속 올릴 헌책방 투어 글도 마찬가지라는 뜻.
헌책방이라는 것만 알고 찾아갔더니 죄다 새 책뿐인지라 아무래도 잘못 알고 찾아 왔나 보다 하면서도 그래도 서점 분위기가 좋아서 한참 둘러보고 나가려는데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발견해서 내려가보니 중고 서적들은 정말 말그대로 지하창고 같은 곳에 있었다. 내려가는 계단 옆에는 싯가라고 적힌 횟집 메뉴마냥 가격은 직원에게 물어보라는 메모가 붙은 비교적 고가로 보이는 희귀/중고도서(전집)들이 있었고, 그 중에는 중의학 책으로 보이는 한문책도 있어서 눈길을 끌었지만 사진은 미처 찍지 안못했다.
새책과 헌책을 같이 파는 곳이다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조금은 놀랐다. 그러면서 분위기도 아늑해서 한참 추위 속을 걷다가 핫초코랑 빵 먹고 기운차린 다음에 들어와서 그런 건 아니고 좋았던 기억. 베를린에도 헌책방이든 동네 일반 서점이든 적지 않은 편이긴 하지만 둘 다 같이 하는 곳은 거의 못봤던 걸로 기억을 하니까. 하물며 한국이야… 그래도 요즘 동네 서점들 다시 생겼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사정이 그래도 조금은 바뀌었을려나.
주소:
Pages Books on Kensington
1135 Kensington Rd NW
Calgary AB T2N 3P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