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zensionen

24년 3월에 읽은 책

Gruentaler 2024. 5. 3. 15:00

 
 매달 읽은 책들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려보려고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상 주기적으로 그러지는 못했고, 그래도 (작년 기준) 올해의 책 정도는 쓰려고 했으나 그마저도 실패했다. 일단은. 그래도 지난달에 읽은 책은 간략하게 적어둔 게 있으니 우선 여기에 조금 살을 덧붙여서 써서 올려보는 걸로.


 
1. 리디아 데이비스, 형식과 영향력
 
   다른 사람 글쓰는 방식을 엿보는 건 늘 재미있지 않나 싶다. 특히나 다른 사람들보다 독특하면서도 그렇다고 따라하기 어렵지만은 않아 보일수록. 물론 그걸 보고 내 스타일에 적용하는 일도 그만큼 늘 안못하지만.
 
2. 아우그스티누스, 고백록
 
  왕년에 성인께서 꽤나 방탕하게 노셨다고 해서 그게 궁금해서 읽어봤는데 그게 한참 논 정도면 저는 어쩌라는 거죠...
  사실 “고백록” 자체보다는 한나 아렌트가 이를 주제로 썼다는 박사논문(“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을 읽어보고 싶어서 예습차원에서(?) 집어든 것이었던만큼 딱히 와닿지 않았을 수는 있겠다. 번역도 옛스럽고 아름답게 잘 됐던 것과 별개로 애초 읽은 목적에 도움이 됐는지도 살짝 모르겠고. 조금 더 나이들어서 읽어보면 더 좋을려나. 다만 시간 개념은 좀 흥미로웠던듯.
 
3. 마이 셰발, 페르 발뢰, 경찰 살해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전반이 그렇긴 하지만 이번 책은 유난히 변화하는 사회상과 그 이면의 범죄들, 그리고 여기에 제대로 못따라가는 게 아니라 반대로 향하는 경찰의 모습들을 보여주려 한다는 인상이었다. 한편으로는 흔히 말하는 노르딕 사민주의의 정점인 팔메 정부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보니 역시나 지상 낙원같은 건 없나 싶어서 씁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작가 두 사람은 계속해서 사회주의 이상을 좇았고, 소설에서 그려지는 어두운 모습 역시 사민주의의 어줍잖은 타협에서 비롯했다고 동시대 사회상을 비판했다고 하니 역시 혁명은 일상에서 현재진행형이어야만 하는 것(?)일려나.
  그나저나 이제는 시리즈가 완간되긴 했지만 한자리에서 시리즈를 다 읽는 게 아니라 나올때마다 구해서 읽으려고 하다보니 전작에 나온 인물이 재등장하면 한참 그게 누구였는지 찾아내려고 고생 좀 하는데 이번에는 특히나 더 그랬다. 이정도면 거의 베크 유니버스 동창회 아니었을까.
 
4. 장문석, 토리노 멜랑콜리
 
  피아트로 대표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산업화와 함께 성장한 토리노 일대기. 토리노에서 활약한 산업계, 자유주의, 노동운동, 공산주의 진영의 중심인물들을 다루면서 자신들의 신념은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연한 모습을 보이면서 지금의 토리노로 이어졌다...라고 대충 요약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기술적으로는 심도 있고 많은 내용을 적은 분량에 놀라울 정도로 압축해서 담아내고 있어서 감탄스러울 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