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e aut discede
20.08.20 울고 싶을 때 뺨 때린다더니
Gruentaler
2020. 8. 21. 17:31
Badischer Beobachter, 28.10.1884
전날 비가 왔어도 날은 은근히 덥고, 도서관은 그만큼 시원하지를 않으니 의욕상실하기 더할 나위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다 전날 읽던 논문은 두고오고, 그렇다고 노트북에 당장 읽어야만 하는 게 없는 건 아니니까 상관 없겠지만 아무튼 핑계만들기는 좋았지.
여기다가 앞줄에 앉은 사람은 마스크 안쓰고 화장실 왔다갔다하는 것도 모자라 결국 도시락까지 먹는 것을 보고 오만 정과 의욕이 다 사라졌다. 눈치라는 단어와 개념이 독일에는 없다느니 뭐 하는데 사실 없다기보다는 그에 대한 대응이 적어도 한국과는 다르달까. 도서관에서 떠드는 친구들 눈치주면 보통 그만 떠들어야할텐데 여기서는 태반이 눈치보며 계속 (조용히, 그래서 더 신경쓰이게) 떠들고, 도시락 까먹던 어제의 주인공도 마찬가지였다. 눈치주니까 뚜껑 닫아가면서 먹다말다 그러던데 그럴꺼면 그냥 밖에 나가서 편히 먹는 게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