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읽은 책
1.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못생긴 것들에 대한 옹호
추리소설 "브라운 신부" 시리즈 작가인 체스터턴의 에세이집. 언젠가 친구가 트위터에서 매우 재미있는 책이라고 추천을 해줬던 사실을 기억해내고 읽은 책이었으나 친구가 추천한 이유를 파악하지 못해서 아쉽다면 아쉽고, 이래저래 호오가 갈리는 책일듯. 시종일관 굉장히 진지하게 유머를 하고 있는데 솔직히 어디까지가 진지하고 어디까지가 유머인지 구분이 안갔다. 사실 이런 혼란에 대해 작가는 이미 서문인 "덧없는 것을 위한 논거"에서 그렇게 구분해서 읽지 말라고 암시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한데, 그렇다고 읽는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체스터턴이 19세기 중반에 활동하면서 당대 모더니즘에 비판적이면서 대신 가톨릭 전통 가치를 옹호했고, 그 점이 이 책에서도 종종 드러나고 있으니, 논문 주제와 어느 정도 비슷한 맥락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더 흥미롭게 읽을 수도 있을 법 했지만 그냥 막연한 인상만 남은 것 같기도 하고.
2. 콜린 매컬로, 카이사르의 여자들 1-3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4부)
몇 달 전부터 계속 이어서 읽고 있는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로마사를 대표하는 인물인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본격적으로 정계활동을 하면서 삼두정치를 만들어내는 한편, 정략적으로 난봉꾼질(...)을 하는 과정들을 묘사하고 있다. "여자들"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리고 단순히 "카이사르의" 여자들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정계 주요 인사의 부인이나 딸들도 알게모르게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성 작가의 사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섬세한 묘사...라고 하면 너무나 뻔한 느낌이긴 하지만 아무튼 작가의 이런 장점은 적어도 지금까지 읽은 부분에 한해서는 4부에서 가장 빛나는 느낌.
분량이 제법 되긴 하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늘어진다거나 하는 그런 느낌은 들지 않는다. 다만 몇달에 걸쳐 쭉 읽다보니 좀 지치는 기분도 들어서 일단은 좀 쉬었다가 다시 읽을까 하는 생각도 하는 중. 그러고보니 신입생때 통학하면서 토지를 한학기에 걸쳐서 읽었는데 어찌 그랬는지 모르겠다. 대충 분량이나 페이스(한 주에 한 권 꼴)도 얼추 비슷할텐데 그때 그 근성은 어디갔는지.
사실 두어권 정도 더 읽고 있었지만 끝내 다 읽지는 못했다. 덕분에 평소보다 그렇게 많이 읽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특별히 그럴만한 이유도 없었는데. 하긴 이럴 때도 있지 않겠냐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