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읽은 책
1. 레이먼드 챈들러, 나는 글을 어떻게 쓰게 되었나 (E-Book)
“필립 말로 시리즈”를 쓴 챈들러의 편지모음. 담당 편집자나 팬들에 답한 편지를 통해 저자가 창조했던 필립 말로의 여러 설정을 비롯하여 다른 추리소설(가)들에 대한 짧은 평가들을 밝혔고, 이를 통해 추리소설에 대한 저자의 입장을 살펴 볼 수 있다. 헐리우드에서 활동하기도 했었으니 어쩌면 전후 좋았던 시절(?) 헐리우드의 일면도 보여주고 있는 것도 덤.
2. 슈테판 츠바이크, 프로이트를 위하여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일종의 프로이트 론. 평전 한 권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 아니라 평전 일부와 두 사람의 서신 모음, 그 외 짧막한 프로이트 관련 서평들도 같이 실렸다. 프로이트가 아직 생존해 있고 그의 정신분석학이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많았던 상황에서 츠바이크는 프로이트의 활동와 성취를 열심히 변호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데, 프로이트의 이론이나 관점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쉽게 잘 설명하고 있다는 인상 . 츠바이크가 프로이트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그가 남긴 글을 통해 다각도에서 살펴보려는 의도였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일단 심리학사라는 맥락에서 프로이트를 조망하려 했던 평전 전체를 번역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3. 조셉 콘래드, 어둠의 핵심
지난 달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나 아렌트 특별전을 보러 갔을 때 아렌트가 “어둠의 핵심”에 꽤나 주목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 석사 적에 읽었던 이 책을 다시 읽어보았다. 사실 전에 읽었을 때도 영화 “지옥의 묵시록” 등을 통해 내용이나 모티브 등을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기대만큼(?) 크게 인상적이라거나 와닿는 부분은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 다시 읽을 때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다시 읽는 만큼 그때보다는 조금 더 잘 읽어보려고는 노력했던 것 같긴 하지만.
4. 프랑스와즈 사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모처럼의 프랑스 소설. 그동안 읽었던 소설들에서 볼 수 없었던, 어쩌면 너무나 진부한 표현이지만 흔히 생각하는 전형적인 프랑스 느낌의 감각적인 서술이나 인물간 관계 묘사 덕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