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잼란트 생존기

베를린 일상 기록 280725-030825 하지만 수요일까지는 튀빙엔에서 머물렀던

Gruentaler 2025. 8. 11. 01:00

1. 월요일 튀빙엔

  일요일에 탄 밤기차는 새벽 두시쯤에 프랑크푸르트에 도착. 6월 이맘때쯤 이 시간에 열차 타고 베를린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다섯시 넘어서 슈투트가르트 중앙역 도착. 예전에 07년에 교환학생 때 와서 제일 먼저 혼자 놀러간 도시가 여기였었는데 사실 꼭두새벽에 와서 뭐가 뭔지는 모르겠고 다만 슈투트가르트 21 공사인지 뭔지 해서 굉장히 어수선해보였다. 생각해보니 그거 교환학생시절에도 들었던 프로젝트 같았는데. 아무튼 여기에 비까지 와서 좀 힘들었음.

  중간 경유역 로이틀링엔. 원래대로라면 슈투트가르트에서 튀빙엔까지 한번만 갈아타면 되었으나 뭔 또 공사인지 해서 중간에 한 번 갈아타야 한다고. 하여튼 새벽에 고생이 많다. 

  드디어 튀빙엔 역 도착. 워크샵은 당일 오후인데 새벽에 초췌하게 도착해서 씻고 옷갈아입고 어찌해야하나 하던차에 마침 등록만 하고 안다니는 피트니스가 여기에도 있다 하여 거기서 해결하려 했었다. 그런데 먼저 도착한 H선생님 말로는 조기 체크인 가능한 것 같으니 일단 오라고 해서 호텔로 이동...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아침 7-8시부터 가능할리가. 뭔가 주최측과 호텔측과 이런저런 말이 맞지 않았던 모양이었고, 그래도 최대한 빨리 해준다고 해서 열두시에는 체크인을 해주었다. 그 사이에 H 선생님이 잠깐 산책하고 올테니 그 동안 샤워하고 옷이라도 좀 갈아입으라고 신경써주신 덕에 한숨 돌리긴 했지만. 
  

  그렇게 참여한 오후의 워크샵. 결론부터 말하면 시간 조절 잘 못해서 대차게 망함. 나는 왜 매번 이러는 건지 원. 이런 기회가 자주 없다보니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일찍 와서 씻고 호텔서 쉬고 어쩌고 해도 피곤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뒷풀이 차 저녁에 간 식당 상호명은 스페인 스타일인데 중식을 파는 특이한 식당에서 먹었고 (생각해보니 우리 집 앞 되너집도 좀 그런 느낌인듯) 맥주 한 잔 더 하고 싶었지만 너무 피곤해서 그러지를 못했다. 아닌게 아니라 한참 얘기들 하는데 좀 졸았음. 갈 때 되니까 잠이 홀랑 깨서 문제지... 
 
2. 화요일 튀빙엔

  점심은 역 앞에서 H선생과 포닥으로 여기 온 O선생 두 분과 함께 식사. O선생은 처음 베를린 왔을 때 건너건너 알게 됐고 돌아갈 때 살림도 몇 가지 넘겨 받았는데 그 뒤로 베를린 잠깐 왔을 때 보고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되었다. 아무튼 원래대로라면 식사를 하고 H 선생 먼저 베를린으로 보낸 다음 나도 근처 수도원에 놀러갈까 했는데 O선생과 마저 이야기 하다보니 그냥 오후는 시간 그렇게 보냄. 
  O선생님 책 감사드립니다. 2만 1번째 질문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사진 속 책에 선생님 이름 다 써있는데 O로 쓰는 게 무슨 의미일지?
 

  O선생님이 추천해주신 문구점에 들름. 여기 있을 거 베를린에도 있지 않겠냐고 겸손의 말씀을 하셨지만 만년필 잉크 보고 눈이 돌아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나올 때 쯤엔 지갑도...
 

  튀빙엔 대학교 본관 앞. 도시도 그렇고 학교도 참 낙서 하나 없이 깨끗한데 그런만큼 더 눈에 띄었다. 
 
3. 수요일 튀빙엔에서 베를린으로

  체크 아웃 전에 찍은 호텔 방. 호텔 가격 대비 나쁘지 않고 특히 조식에 나오는 유가공품 빵 모두 베를린보다 더 맛있었으나 꼭대기층이라 그런지 (그래봤자 3층이건만) 물이 잘 안나온 게 함정.
 

  비 오는 와중에도 세계정신 포스 뿜어내는 헤겔 선생
 

  호헨튀빙엔 성에 위치한 대학 박물관. 주로 선사시대와 고대 이집트 및 그리스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음. 
  박물관-성이 언덕 위에 있다보니 원래 계획은 일찌감치 체크아웃하고 역 무인 보관함에 캐리어를 보관한 다음에 카메라만 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가려 했으나 역에 있는 무인 보관함에 캐리어가 들어가는 칸이 없어서 결국 캐리어를 끌고 언덕까지 올라갔다. 캐리어 끌고가기 힘든 길인데 비까지 많이 와서 많이 힘들었다. 그러고 중앙역으로 돌아와보니 승강장에 큰 짐용 무인보관함을 발견했던 건 안자랑.

  네카 강변.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은 조만간 정리해서 올려보는 것으로...

  원래 열차 일정에 따르면 1시반 열차를 타도 됐으나 도이체반은 늘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지라 나도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11시반 열차를 타고 환승지인 슈투트가르트로 갔다. 물론 아무리 도이체반이라도 두시간 일찍 갈 필요는 없었겠지만 그냥 차라리 슈투트가르트에서 밥 먹고 잠깐이라도 둘러보는 게 좋을 듯 싶어서.
 

천잰데?

 
  사실 슈투트가르트에서 가장 큰 퀘스트는 스타벅스 컵 사기였다.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레고 매장 가서 도장도 받을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다시 와야할듯.


   그리고 사진은 못찍었는데 도심 광장에서 임신중절 반대 시위를 봤다. 참가인원은 열명이 채 안되는데 온갖 깃발과 현수막에 백파이프까지 들고 있어서 위용이 대단했는데 깃발 등에 쓰인 문구를 보니 대충 종교단체에서 나온 것 같았다. 인원 얼마 안되는 건 둘째치고 참가자 전원이 남성이라서 여러모로 jinjungsung에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던듯.

요즘 이것만 보고 버티고 있습니다.

  문제의 슈투트가르트 21. 베를린 공항이 완공되고 나서 독일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에게 sollen 용법을 알려주는 사례가 사라졌나 했지만 역시나 어딘가에 있었다. 그나저나 베를린이야 돈 없는 동네라 그렇다 하더라도 돈 많은 여기서는 도대체 왜?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에서 베를린 행 열차를 기다리는 중. 이제 아무도 나를 말릴 수 없으셈.

  역시나 튀빙엔에서 예정대로 열차를 탔다면 슈투트가르트에서 환승 못했을 뻔했다. 주말에 울름 인근에서 있었던 사고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그 근처에서 신호 고장으로 지연됐다고 함.

  베를린에 예정보다 30분 가량 늦게 아무튼 도착. 
 
4. 금요일 

  나보다 일주일 생일 빠른 친구의 생일 파티. 아니 덕분에 모처럼 잘 먹고 잘 놀아서 좋긴 합니다만 이러면 제가 생일 때 뭐 어떻게 준비하라구요.
  사실 작년에도 초대를 받았을 때는 간단하게 와인이랑 과일 몇가지만 들고갔었는데 그때는 이렇게 성대하게 할 줄 몰랐던지라 올해는 준비를 아주 초큼 더 잘 해서 갔다...라고 말하지만 사실 뭘 선물로 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내가 사고 싶은 것으로 선택함. 뭔가 뜻밖의 선물이라는 느낌이었는데 나중에 써보니 정말 좋다고 해서 만족한 것으로.
 
5. 일요일

 
 일요일 점심 식사는 이곳에서. 돈까스는 뭔가 좀 먹고 싶으면서도 막상 한식당 가면 안고르게 되는 메뉴인데 오늘 처음 시켜보았다. 맛은 괜찮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