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잼란트 생존기

베를린 일상 기록 010925-070925 만년필과 두 번의 그릴과 타셴 화보집과

Gruentaler 2025. 9. 13. 00:50

1. 월요일

  만년필을 드디어 받았다. 비스콘티 비너스 F와 파일롯트 데시모 F. 가지고 있는 만년필들과 다른 색상들로 골랐음. 필감은 둘 괜찮은듯. 

시필

 

  하지만 내야할 관세 보고 급 안괜찮아짐. 진짜 안괜찮아졌다. 
 
2. 화요일

 

  최근에 파벨 파블리코프스키가 감독을 맡아 토마스 만과 그의 딸 에리카를 주제로 한 영화가 제작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한스 치슬러가 토마스 만을, 잔드라 휠러가 에리카 만 역할을 한단다. 1949년 종전 후 프랑크푸르트에서 바이마르까지 두 사람이 자동차를 타고 가는 영화...라고 하던데 생각해보니 어디서 많이 들은 이야기인데...? 싶어서 찾아보니 5월에 같은 내용 같은 제목의 그래픽 노블을 구입했었다. 그러니까 여태 안읽고 있었다는 이야기.

 

3. 수요일

 
  자전거 출근

 
  하니까 그릴 파티. 어쩐지 자전거 출퇴근 하길 잘했다는 생각. 
 
4. 목요일

  병렬독서는 역시 병렬구입을 거쳐 병렬배치로 끝나지 않겠습니까. 
 
5. 금요일

  자전거를 타고 어디로 가냐하면

 
  쿠담의 타셴 직영점에서 주말동안 창고대정리 할인 세일을 한다고 해서 다녀왔다. 건너건너 소식을 들으니 베를린에서만 한 게 아니라 다른 나라 다른 도시 직영서점에서도 했다고 함. 가기 전에 인터넷으로 잠깐 살펴보았는데 예전에 산 헬린데 쾰블의 메르켈 사진집이 무려 95% 할인을 해서 5유로에 판다는 이야기를 듣고 울컥하였으나 다시 찾아보니 나도 배송비 포함 30유로 언저리로 구매했던지라 조금 마음을 가라앉혔다.

  대충 이렇게 쌓여 있어서 알아서 골라가라는 분위기였고
 

  뭔가 간지나면서 도대체 이런 건 누가 살까 싶은 화보집들을 보며 한 권만 사고 나가야지 했으나

  이런 걸 사고 나왔다. 루터 성경은 진짜 살 생각 1도 없었는데 이렇게 됐다. 이번달 예산 걱정은 덤. 

  윌리엄 블레이크가 그린 단테의 학씨아저씨들 (아님)
 

  금요일 업무는 또 그릴로 마무리. 
 

 
  원래 그릴은 뒤뜰야영 행사의 일부였으나 나는 그릴만 얻어먹고 밤늦게 집에 돌아옴. 

  이 날은 보름 전날이었다. 그러고보니 말 그대로 월하의 공동묘지잖아. 
 

  야영에 모닥불이 빠질 수 없는 법.
 
6. 토요일

  베를린 살면서 처음으로 IFA 방문. 정말 크고 복잡하고 정신 없었고 뭐 상품은 1도 안주면서 가방만 잔뜩 줬던 신기한 행사였다. 지인 중에 일하는 사람들이 좀 있어서 가서 노가리 까고 밥 먹는 것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음.
 

  나오는 길에 마지막으로 삼성 전시관. 그냥 디스플레이로 사람 압도하던데 그럴만 했다. 말그대로 안구정화된 느낌. 

  그나저나 집에 있는 세탁기도 요즘 영 시원찮고 핸드폰도 쓴 지 오래되어서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사려고 했더니만 영 마뜩찮아서 그냥 빈손으로 나옴 ^^^
 

   보름달 사진들.

Willst du mich sogleich verlassen?
Warst im Augenblick so nah!
Dich umfinstem Wolkenmassen,
Und nun bist du gar nicht da.

Doch du fühlst, wie ich betrübt bin,
Blickt dein Rand herauf als Stern!
Zeugest mir, daß ich geliebt bin,
Sei das Liebchen noch so fern.

So hinan denn! hell und heller,
Reiner Bahn, in voller Pracht!
Schlägt mein Herz auch schmerzlich schneller,
Überselig ist die Nacht.
- Goethe, Dem aufgehenden Vollmonde

 
7. 일요일

   금요일 사무실에 놔두고 온 자전거를 타고 돌아왔다.

 
  IFA 돌아다니면서 일하는 지인들 사진을 두어장씩 찍어서 보내줬었는데 이렇게 말해줘서 좀 감동했다. 그냥 말 없이 찍었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더 잘 찍어볼걸 싶기도 하고. 

  그러니까 사진 찍는 걸 의식하고 있는 사람을 찍으면 이런 반응이 나오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