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e aut discede

03.05.22 면담

Gruentaler 2022. 5. 19. 00:03

 지도교수 면담을 했다. 마지막 면담이 공교롭게도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 직전이었으니 코로나의 시작과 끝을 면담과 한 느낌...?

 아무튼 면담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오랜만에 1:1 대면으로 독어를 하려다보니 준비한 건 모두 잊어버리고 어리버리하다가 끝나버렸다, 정도일듯. 이렇게 독어 제대로 못한 것은 독일 와서 처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각하게 못했다. 하여튼 코로나는 지나가는데 나의 독어 울렁증은 왜 지나가지 않는 걸까. 그래도 다행이라면 이 날 선생님이 기분이 좋았는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고, 면담을 잘 했다고 말 할 수 있다면 내가 잘했다기보다는 상대방인 선생님이 잘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비자 연장을 위한 확인서를 부탁하면서 구질구질하게 공부 안못한 사연과 반성으로 가득찼던 지난 3월에 보낸 이메일 내용 확인으로 시작. 그 사연을 물어볼듯 해서 나름 준비를 했지만 말할 틈을 안주셔서 그냥 그렇게 넘어감. 지금 생각해보면 얘기를 해보라고 떡밥을 계속 던졌던 것 같기도 한데...

 원래대로라면 이 날까지 비자 연장 작업을 마무리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역시나 그 질문이 나와 상황을 설명함. 건강보험 때문에 하지 못했다고 말하니 곧 해결되는 문제냐고 물으셔서 그때는 그럴줄 알았으니까 그렇다고 했는데 몰랐지. 이틀 뒤에 거부 연락 받을 줄은. 

 이어서 4월부터 정신차리고 뭐 좀 했냐고 물어봤지만, 차마 보험 때문에 스트레스 받느라 또 못했다고 말하기는 뭣해서 억지로 대충 꾸며냄.

 논문 전체 예상 분량 확인 200-250페이지? 하지만 나도 아직 모르겠는데 그냥 대충 짐작으로 그렇게 말함. 

 교정 해줄 사람 있는가? 봐주는 사람은 있는데 전공자가 아니라 비슷한 전공 하는 사람이 따로 한 번 더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다고 말하니 그러면 좋겠지만 정확히 일치할 사람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하심. 하긴 있어도 이건 이것대로 문제겠지.

 문서고 방문이 추가로 필요한가? 그럴것 같고, 필요하면 방학 때 2-3주 방문 계획 있음. 나도 가고 싶지는 않지만 봐야할 2-3년치 신문자료를 안올려주시면 찾아가 봐야지 뭐 별 수 있나요... 왜 다른 건 다 올려줬으면서 중간에 그건 안 올리셨는지...

 학기 끝날때까지 4, 5장 초안 작성해서 보내기로. 그런데 면담 끝나고 나와서 생각해보니 7월까지 등록학기 연장 때문에 또 확인서 부탁하느라 뭔가를 써서 내야 할텐데, 그걸 기준으로 역으로 시간 계산해보니 대충 6월말까지는 4, 5장 초안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충 그 비스므리한 무언가를 완성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와 또 심란해짐...

 장학금 및 이후 재정 상황. 이제 집에 손 빌려야 할 것 같다니 장학금 준비한다고 시간 쓰는 것보다는 그 시간에 빨리 마무리해라, 라는 충고와 덕담을 하셨으나 그게 또 마음같은가요... 

 마지막으로 이제야 물어보는 부지도교수 선정 문제. 당장 구할 필요는 없고, 학교 내에서도 인사이동이 계속 있어서 지금 정해도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반년이나 1년후에 선정하는 게 좋겠지만 혹시 그 전에라도 생각해둔 사람 있으면 미리 접촉을 해보는 것도 좋다는 말로 마무리. 예로 든 것인지 선생님도 염두에 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대충 두 명의 이름이 나왔는데 한 명은 약간 의외의 인물이라 좀 놀라긴 했음. 아무튼 언제 정하게 되더라도 지금보다는 좀 더 써 두어야 부탁을 하든 말든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