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e aut discede

18.01.21 어디서 많이 들어본 낯익은 말투

Gruentaler 2021. 1. 19. 04:56

(뭔가 날짜 뒤에 제목을 붙여야 할 것 같은데 할 말은 없어서 노래 가사로 대신함)

 

지난주 수요일부터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목요일부터 거의 손을 놓아버렸다. 그러고 주말은 당연하게 아무것도 안해버렸고. 그러다 오늘 겨우 정신차려서 자리 앉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고 진척은 더딜 뿐이니...

 

Josef Mooser, Volk, Arbeiter und Bürger in der katholischen Öffentlichkeit des Kaiserreichs. Zur Sozial- und Funktionsgeschichte der deutschen Katholikentage 1871-1913, in: Hans-Jürgen Puhle(Hg.), Bürger in der Gesellschaft der Neuzeit. Wirtschaft-Politik-Kultur, S. 259-273

 

 가톨릭주의(Katholizismus) 안에서 부르주아의 역할과 특성을 가톨릭 대회를 통해 살펴보는 논문. 가톨릭 대회를 주관하는 단체의 임원진이나 전체 참가자를 살펴보면 부르주아 - 전문직(특히 정치가와 법조인), 중상이상의 시민계층 - 의 비중은 1890-1900년을 기점으로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그렇지만 부르주아의 비중 증가가 대회 안에서 영향력 증가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고, 그 과정은 느리고 부분적인 수준에 불과했다. 즉 가톨릭 대회에서 역할 비중의 증가에도 부르주아는 주도 역할 보다는 여전히 비판의 대상이었으며 그 결과 부르주아들은 "가톨릭주의" 안에서 자신들을 위한 사회적 형태를 갖추지 못했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가톨릭 대회의 종교적-대중행사적 성격에 기인하고, 다른한편으로는 (더 본질적으로는) 교회와 부르주아 사회의 갈등 역사라는 맥락에서 비롯했다.

 주지하다시피 1848년 혁명 이래로 가톨릭 교회는 교회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사회적 기능, 활동에서 교회의 자율성을 옹호하고 국가의 개입을 반대하는 한편, "윤리"적 원칙에 기인한 문화, 교육, 경제, 사회적 질서를 옹호했고, 이를 헌법에 반영하려 했다. 혁명과 동시에 열리기 시작했던 가톨릭 대회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 과정에서 교황 무오설을 비롯한 교황권지상주의적 특성이 더해지는 한편 문화투쟁이 발생하면서 가톨릭은 교회 내부의 저항을 차단하고 "가톨릭주의"가 되었으며, 또 종교나 교회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 신념원칙에서 기반한 폐쇄된 체계가 되었다. 가톨릭주의는 "교회권위의 무오성"을 보증하고 순종을 추구했지만 동시에 극적으로 변하고 있는 세계 안에서 안정과 보호를 구성원에게 약속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독일 가톨릭주의적 특성은 독일 가톨릭주의는 특정 종교가 아닌 공동체 부르주아적(gemeindebürgerlich) 규범을 생활규범으로 삼고 있던 가톨릭 부르주아가 지향하기 힘든 것이었다. 문화투쟁이 완화국면으로 바뀐 이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독일 가톨릭주의 안에서 교황권지상주의적 성격이 약화되었지만 이 점은 오히려 가톨릭 진영이 자유주의 진영과 "본질(integral)" 진영 둘로 나뉘어 노선 갈등을 야기했다. 여기서 부르주아(와 노동자 운동도 포함?)는 자유주의 노선을 지향하였지만 "시민 사회"에서 벗어나 "기독교 사회"를 추구하던 성직자나 "대중"은 후자의 편에 섰다. 이는 가톨릭 대회 대중 행렬과 조직 운영 방식을 둘러싼 논의에서도 드러나는데, 일종의 "국민투표적 공론장(plebiszitär Öffentlichkeit)"와 같은 성격을 지녔던 가톨릭 대회에서 대중에 비해 부르주아는 (가톨릭주의의 부르주아화를 어느 정도 이루어냈음에도) 자유주의적 가치를 관철시킬만큼 충분한 영향력이 없었고, 그 결과 가톨릭주의 안에서 자신만의 사회적 형태를 만드는 데 실패하였다.

 

Lothar Gall, Der Liberalismus als regierende Partei. Das Großherzogtum Baden zwischen Restauration und Reichsgründung, 1968

 

 하루에 한챕터씩 읽을 계획을 세웠는데 지금 첫챕터에서만 며칠 걸리는 중이다. 갑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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