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잼란트 생존기

총리 후보 tv토론 시청 후기

Gruentaler 2025. 2. 10. 06:17


오늘 저녁에 총리 후보 토론이 있다고 해서 봤는데 역시나 따라가기 쉽지는 않았다. 다만 집권 여당인 사민당의 지지율은 물론이고 (개인기로 정당 지지율을 끌어올렸던 3년 전과는 무색하게도) 후보 개인 지지율도 형편 없다보니 현 총리인 숄츠가 처음에는 다소 조급해 하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첫 토론 주제부터가 이민 문제였다보니 더욱 그럴 수 밖에 없었겠지만서도. 토론이 진행되면서 그나마 여유를 되찾은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예상대로 메르츠가 총리가 되더라도 지금 상황이 극적으로 개선될 수 있으리라 기대는 안한다. 사실 그렇게 되면 그건 그것대로 이상하지 않으려나. 무엇보다 독일 기준으로 봐도 옛날 스타일같아서 더더욱 기대를 하기 힘들다. 그런만큼 개인적으로는 메르츠 “이후”가 더 걱정인데 그 과정에서 - 특히 메르츠 본인의 - 우경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 같아서. 메르츠는 계속해서 극우정당인 대안당과 관계문제에서 선을 긋고 있긴 하지만 계속해서 간을 보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결국 언젠가는 손을 잡지 않을까 싶다. 그러고 더욱 빨리 망하겠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걱정인 건 이러는 동안 사민당은 프랑스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싶다는 점.

토론 시작 30분 후에 하여 직후에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근사한 차이로 메르츠가 더 잘했다고 나왔다. 아무래도 내가 봤던대로 초반보터 이민 문제가 나오면서 다소 메르츠에게 유리하게 시작되어 그런 건 아닌가 싶음. 다만 누가 더 잘했는지 모르겠다라는 응답 역시 30%에 달했고, 예상보다 더 잘한 후보를 묻는 질문에서는 숄츠가 조금 더 앞섬. 나중에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호감도와 신뢰도에서는 숄츠가 앞서고 전문성에서는 둘다 비슷하게 나왔다. 메르츠는 무슨 이야기를 하든 숄츠의 말에 대꾸를 하든 앞의 진행자만 봤던 것에 비해 숄츠는 메르츠가 이야기할 때마다 몸을 돌려 계속 쳐다보던데 이런 제스쳐도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이 됐을지.

결론은 온 우주가 - 가족, 친지, 주변 사람들 뿐 아니라 비자청에 독일 정부까지 - 빨리 마치고 돌아가라며 응원하는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