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목요일을 끝으로 올해 학교와 도서관 방문을 마무리했다. 10월 중순부터 도서관에서 캐럴을 받아서 이용했는데 그 덕분인지 위기감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어찌어찌 한참 미뤄왔던 몇 가지를 마침내 일단락 할 수는 있었다… 라고 말하면 좀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해야할텐데 그럴 수가 없다. 오히려 부끄럽기만 한 게 한편으로는 그 몇 가지라는 게 코로나 상황 직전부터 읽기 시작한/읽어야만 하는 책 두 권을 이제서야 간신히 다 읽었기 때문이고 (그마저도 간신히 다 읽었기에 뭔가 논문에 반영하기 위해 다시 좀 살펴보아야하는 작업이 필요하기에 그마저도 완전히 마무리 했다고 말하기도 힘듦) 다른 한편으로는 들어가서 들뜬 마음에 한참 방꾸민 후에는 첫 한 달 가량은 캐럴에 들어오기만 했을 뿐 아무것도 안했기 때문.
캐럴을 받고 나서 조용하고 독립된 공간이 있으니 학교를 갈까말까 고민이 들 때는 일단 가자는 쪽을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았다. 솔직히 그렇게라도 학교 와서 한페이지라도 안봤으면 올해 말은 훨씬 더 비참했겠지.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굳이 지정된 자리가 있으니 전처럼 오픈런을 해서 좋은 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사라졌는지 은근슬쩍 학교 오는 시간이 늦어졌다. 특히 12월달에는 연말이라 이런 저런 일 때문에 그랬다고는 하지만 그런 경향이 훨씬 더 심해졌다.
아무튼 여전히 산더미같은 과제와 부담감만 안고서 올해 마지막으로 학교를 나왔다. 모쪼록 내년에는 더 많은 낙관과 위기를 진지하게 마주할 수 있는 책임감을 가지고 와서 누구 말 따라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엑시트”를 했으면 좋겠는데 솔직히 조금은 자신이 없다. 하지만 자신감 부족을 말하기도 이미 많이 늦었으니, 도서관 안가는 열흘, 이제는 닷새 남짓한 기간 동안 올해 마무리 내년 준비 어떻게든 잘 하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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