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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gesendete Briefe25

올해 마지막 도서관 21일 목요일을 끝으로 올해 학교와 도서관 방문을 마무리했다. 10월 중순부터 도서관에서 캐럴을 받아서 이용했는데 그 덕분인지 위기감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어찌어찌 한참 미뤄왔던 몇 가지를 마침내 일단락 할 수는 있었다… 라고 말하면 좀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해야할텐데 그럴 수가 없다. 오히려 부끄럽기만 한 게 한편으로는 그 몇 가지라는 게 코로나 상황 직전부터 읽기 시작한/읽어야만 하는 책 두 권을 이제서야 간신히 다 읽었기 때문이고 (그마저도 간신히 다 읽었기에 뭔가 논문에 반영하기 위해 다시 좀 살펴보아야하는 작업이 필요하기에 그마저도 완전히 마무리 했다고 말하기도 힘듦) 다른 한편으로는 들어가서 들뜬 마음에 한참 방꾸민 후에는 첫 한 달 가량은 캐럴에 들어오기만 했을 뿐 아무것도 안했기 때문.. 2023. 12. 24.
하루살이 인생은 그만 둬야 하지 않을까 임시비자를 연장하려면 지도교수의 확인서가 필요한데, 확인서를 받으려면 또 그간 뭘 했는가를 보여줘야 써주든 말든 할테니 계획만큼 진전이 없었더라도 최소한 그래도 내가 뭔가 아주 안하고 논 건 아니라는 걸 어필해야 하는게 인지상정이니, 그래서 그걸 어떻게 준비하나... 생각만 하다가 이젠 정말 안되겠다는 생각에 일요일 저녁에서야 억지로 자리에 앉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사실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그래도 아예 무에서부터 만들어 내는 작업은 아니니 밤 새면 대충 출근시간쯤에 마무리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웬걸. 대충 마무리하고 한번 더 확인한 뒤에 이메일을 보내고 나니 오후 다섯시였다. 참고로 비자 기간은 - 그 전에 이메일로 신청해서 접수 확인까지 받았으니 큰 문제는 없긴 하지만 - 오늘(16일.. 2023. 9. 17.
생일 이후 0. 생일 전 한 주 동안, 30대로 보내는 마지막 일주일이라도 좀 후회없이 잘 지내보자 다짐했지만 역시나 허망하게 지나가버렸다. 1. 그렇게 생일은 무심하게 찾아왔고, 뜻을 세우기도 전에 잔치는 끝나버린 마당에 앞으로 닥칠 그 숱한 유혹들에는 어떻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아도 독일 온 뒤로 생일때마다 필요 이상으로 흔들리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2. 생일 전후로 뜻하지 않은 축하를 많이 받았다. 그것도 단순히 의례적으로 해주는 수준 이상이라 약간 감동하기도 했는데 중년 감수성이 또 이렇게 나를 믿어주는 남들을 믿고 빚갚는다는 마음과 더불어 책임감을 가지고 사부작사부작 열심히 잘아야할텐데 솔직히 그게 쉬웠으면 내가 지금 여기 이런 글 쓰면서 이러고 있지 않았겠지. 그래도 출처 확인.. 2023. 8. 8.
화낼 일은 아닌데 화가 나서 화가 났던 일 몇 년째 감감무소식이다 번역한 책을 드디어 낸다는 연락을 출판사에서 받았다. 사정은 알 수 없지만 감감무소식이던 사이에 바뀐 편집자님 왈, 공역하신 선생님과 그 전 주말에 식사를 하고나서 연락을 하게 됐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묻혀 있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이 참에 마무리짓자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아무리 출판시장이나 업계가 날이 갈수록 안좋다 하더라도 책 한권 내는데 돈이 한두푼 드는 일이 아니니 이렇게까지 휘뚜루마뚜루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아무렴 어쩌면 좋으랴, 드디어 진행된다는 소식만으로도 반갑기 그지 없으니. 아무런 진척사항을 들은 바 없어서 속상해하니 주변에서는 학위 나올 때랑 맞춰서 나오면 이력서 쓸 때 그게 더 좋을 수 있다고 해서 그렇게 좋게 생각하자, 하던 차였다.. 2023. 6. 22.